코린토스를 건국한 왕 시시포스는 모든 것이 다 있는 자신의 궁전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 늘 불만이었다. 궁전 바깥의 저 멀리까지 나아가서 길어와야 하기 때문이었다. 물이 나오게 할 방법을 고민하던 시시포스는 마침 이때 강의 신 아소프스가 자신의 딸인 강의 요정 아이기나를 찾고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아소프스에게 다가가 성 안에 샘을 만들어 주는 조건으로 제우스가 아이기나를 데려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시시포스의 말을 들은 아소프스는 바위를 손으로 만져 물이 나오게 만드는데, 이 샘을 ‘페이레네 샘’이라 했으며 지금도 코린토스에 남아있다.
시시포스를 맞닥뜨리고 자초지종을 알게된 제우스는 신을 건드렸다며 불같이 노해 죽음의 신 타나토스를 보내 시시포스를 데려오게 하는데, 시시포스는 타나토스를 묶고 가두어 버린다. 이로 인해 모든 것들이 죽지 않게된다. 생명의 실을 잣고, 길이를 정하고, 실을 잘라 목숨을 끊던 세 운명의 여신들의 실이 모두 엉겨 버렸고, 모든 우주의 질서가 어그러져 하이데스와 제우스는 분노한다. 이윽고 제우스는 전쟁의 신 아레스를 보내어 타나토스를 구하게 하고, 시시포스는 두 신 사이에서 꼼짝없이 끌려간다.
지하세계에 도착한 시시포스는 또 한번 꾀를 낸다. 그는 생전에 자신의 아내에게 자신이 갑자기 죽으면 시체에 손을 대지 말고 가만히 놔두라 했는데, 하이데스에게 ‘사람이 죽으면 장례를 치르고, 스틱스 강을 건널 때의 뱃삯으로 동전 한 개를 혀 밑에 넣어 두어야 하는데, 아내가 그것을 해 주지 않았으니 억울하다’며 말하고, 동정을 사서 뱃삯을 받고 장례를 치를 하루를 다시 받아 이승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돌아간 시시포스는 늙어서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다 왔고, 다시 시시포스를 마주하고 화가 머리 끝까지 난 하이데스는 그를 지옥, 타르타로스로 데려가 가파른 산 꼭대기로 바위를 계속해서 굴려 올리는 형벌을 내렸다. 올리면 다른 쪽으로 굴러 떨어지는 희망도 끝도 없는 일을 영원히 하게 된 것이다.
제우스의 자식 탄탈로스는 에게해 동쪽 시필로스의 왕이 되는데, 신들을 아주 잘 받들었다. 꾸준히 신들을 잘 받들자 자연스럽게 신들의 사랑을 받게 되고, 올림포스의 만찬에 가끔 초대되어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먹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탄탈로스는 음식과 술을 조금씩 훔쳐 친구들에게 주면서 스스로를 자랑했다. 그리고 이 사실을 들킬까 봐 겁이 난 탄탈로스는 신들을 초대해 최고의 요리를 대접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다면 그 훔쳐간 사실을 눈감아 줄 뿐만 아니라, 신들이 모든 것을 다 꿰뚫고 있는지도 시험해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탄탈로스는 올림포스 신들을 모두 초대하고 아들 펠롭스로 국을 끓여 대접하는데, 자리에 앉아 그 국을 마주한 신들은 아무도 그 국을 먹지 않는다. 데메테르는 페르세포네를 잃은 슬픔에 잠겨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한 입 먹는다. 모든 것을 알고 있던 신들, 그중 제우스는 무척 분노하며 헤르메스에게 탄탈로스를 영원히 타르타로스에서 목마름과 배고픔에 시달리게 하라고 일렀다. 헤르메스는 탄탈로스를 물웅덩이에 던져 넣는데, 이곳에서는 머리 위로는 사과나무가 있고 몸은 물에 잠겨 있지만 이를 먹거나 마시려고 하면 끝없이 낮아지고 높아져 아무것도 먹거나 마실 수 없었다. 이후 사람들은 포도주가 진열된 잠긴 진열장을 보기만 할 뿐 꺼내 마시지는 못하기에 이를 탄탈로스라 불렀다.
신들은 국들을 모두 솥에 부어 펠롭스를 살아나게 하는데, 왼쪽 어깨의 데메테르가 먹어버린 부분은 데메테르가 상아로 채워준다. 그래서 펠롭스의 자손들은 왼쪽 어깨의 부분이 하얬다고 한다. 포세이돈은 펠롭스에게 하얀 말 네 마리가 끄는 전차를 주며 이 땅은 신들의 저주를 받았으니 그리스로 가서 새 나라를 세우라 하고, 펠롭스는 그리스 남부의 피사에 닿는다. 이곳의 궁전 앞에는 열두 개의 기둥이 있었고, 이 위에 젊은이의 머리들이 올려져 있었다. 그들은 왕 오이노마오스의 딸, 히포다메이아에게 청혼했다 목숨을 잃은 이들이었다. 사위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신탁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딸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어쨌든 왕은 아름다운 공주의 결혼을 막았다. 왕은 젊은이들이 청혼을 하면 전차 경주를 하여 이기면 공주를 주고 지면 목숨을 댓가로 받았다. 오이노마오스는 아레스의 아들이었기에, 그에게는 북풍보다 빠른 네 마리의 말들이 있어 아무도 그를 이기지 못했다.
고민하던 펠롭스는 공주를 보고는 첫눈에 반해 공주에게 청혼하고, 공주도 그에게 반해 마구간지기 청년에게 경주에서 아버지가 지게 해달라 한다. 마구간지기는 왕의 전차 바퀴를 헐겁게 만진다. 다음날 치뤄진 경주에서 왕의 전차의 바퀴가 하나 빠져 버리게 되고, 펠롭스가 이기지만 왕은 튀어 나가 죽고 만다. 결국 펠롭스와 히포다메이아는 결혼하게 된다. 그는 전차 경주 승리를 기념하려고 올림피아 평원에서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운동경기를 벌였다. 이긴 사람에게는 상이 주어졌을 뿐만 아니라, 승리의 여신 니케가 축하해주기도 했다. 이 경기는 이후 4, 5년마다 주기적으로 열리며 올림픽의 기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