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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팬플루트와 아울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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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목축의 신, 판은 티폰의 공격을 받고 물속으로 피신할 때 모습을 바꾸는 주문을 급히 외우는 바람에 반은 염소, 반은 물고기인 반양반어의 모습이 되고 말았다. 반인반양의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어느날, 이 판은 시링크스라는 요정에게 한눈에 반해 그녀를 쫓아간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시링크스와 판

그러나 시링크스는 판을 싫어해 계속해서 도망쳤고, 도망쳐도 계속해서 쫓아오는 판에게 지쳐 강의 신에게 판이 자신을 쫓아오지 못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강의 신은 부탁을 수락해 시링크스를 갈대로 변하게 만들어준다.

질 랑베르 고데샤를 작

시링크스가 갈대로 변한 강변에는 갈대가 아주 많이 자라있었기에 갈대를 마주한 판은 어느 것이 시링크스인지 구별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시링크스를 너무도 사랑하여 함께하고 싶었던 마음에, 자라있던 갈대들을 뽑아 실로 묶어 팬파이프, 혹은 팬플루트라 불리는 악기를 만들었다. 판은 이후 이 팬플루트를 항상 가지고 다녔다.

프란츠 폰 스투크-불협화음

 

아테나는 어느 날 사슴 뼈로 피리를 만들어 연주를 연습한다. 그런데 이 악기를 불 때 뺨이 불룩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다른 여신들이 비웃고, 악기를 불기도 어렵자 아테나는 화가 나서 이 악기를 숲에 버려버린다. 심지어 아테나는 이 악기를 부는 자는 가죽이 벗겨져 죽으리라고 저주까지 내린다. 이 악기가 바로 아울루스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사티로스의 얼굴

이후 반은 염소, 반은 인간의 모습인 '사티로스', 마르시아스가 이 악기를 가지게 된다. 연주가 어려웠지만 마르시아스는 밤낮으로 이를 연습해 뛰어난 실력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실력에 자신감이 생긴 마르시아스는 음악의 신, 아폴론에게 악기 연주 실력을 겨뤄보자며 도전하고, 곧 마르시아스의 아울루스와 아폴론의 리라 연주 대결이 벌어진다.

미셸 코르네이유 2세-미다스 왕의 심판
주세페 데 리베라-아폴론과 마르시아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이 둘의 연주에 우열을 가리지 못했고, 심지어 마르시아스가 더 뛰어나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위기감을 느낀 아폴론은 거꾸로 연주하기, 목소리로 노래 부르기 등으로도 우열을 가려야 한다며 억지를 부리고, 당연히 관악기인 아울루스를 거꾸로 연주할 수는 없기에 아폴론이 이긴다. 무사 여신들도 아폴론의 편을 들자 아폴론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이후 아폴론은 마르시아스가 괘씸하다는 이유로 마르시아스를 나무에 묶어 가죽을 벗겨버린다.

티치아노-마르시아스의 가죽을 벗기다

미다스라는 왕은 이때 마르시아스의 편을 들다 역시 아폴론의 저주로 당나귀 귀가 된다. 이후 가죽이 벗겨진 마르시아스를 마주한 친구 사티로스들의 눈물은 흘러 강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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