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이아손의 아르고 호 원정대(1/3)
프릭소스가 떠난 나라의 이웃나라 이올코스라는 나라에는 아이손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는 프릭소스의 친척이었다. (*프릭소스는 계모에게 미움을 받다 제우스의 도움으로 황금양을 타고 도망친 왕자이다.)
아이손의 아들 왕자 이아손이 아주 어렸을 때, 아이손의 동생 펠리아스가 궁전에 쳐들어온다. 펠리아스는 왕을 협박하여 왕자가 자랄 때까지 임시로 왕위를 차지하겠다고 말하고, 강제로 왕위를 빼앗고 왕과 왕의 가족들을 궁전 밖으로 내쫓는다.
어쩔 수 없이 이아손은 궁전 밖에서 자랐지만 스스로가 왕족인 것을 알고 있었고, 성장하며 켄타우로스 족의 케이론 선생에게 교육을 받는다.
반인반마의 난폭한 성격인 켄타우로스족이었음에도 케이론은 굉장히 현명했는데, 그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사냥, 의술, 음악, 무술, 예언술, 항해술에게도 존경을 받았고, 페리온 산의 동굴에서 수많은 영웅들을 길러냈다. 헤라클레스, 아킬레우스, 아스클레피오스, 이아손 등이 그의 제자이다.
이아손은 교육을 끝마치고 왕위를 받기 위해 궁전으로 걸어간다. 가던 도중 불어난 강물 앞의 할머니를 발견하게 되는데, 유난히 무거운 할머니를 업고 강을 건너다 샌들 한 쪽이 벗겨진다. 사실 할머니가 유난히 무거웠던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 헤라가 둔갑한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샌들이 벗겨졌음에도 웃으며 넘기는 이아손을 보고, 할머니로 둔갑했던 헤라는 이아손을 훌륭하다 생각하면서 자신의 제물을 빠뜨린 펠리아스에게 대신 벌을 내리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펠리아스는 궁궐에 도착한 이아손을 보고 놀라는데, ‘한쪽 발에만 샌들을 신은 젊은이가 나타나서 너를 해칠 것이다’라는 신탁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왕위를 넘겨주기도 싫고 이아손의 존재가 불안했던 펠리아스는 이아손에게 약속대로 왕위를 넘기기 전에 왕이 될 자격을 증명하라며 친척인 프릭소스 왕자의 것이었던 코르키스의 황금빛 양 털가죽을 가져오라고 명령하는데, 이아손은 이를 바로 승낙한다.
이아손은 그리스에서 배를 가장 잘 만드는 아르고스를 시켜 노가 50개나 되는 튼튼하고 커다란 배를 만들도록 한다. 이 배의 이름은 아르고스를 따서 아르고 호라 했고, 헤라는 항해를 돕고 싶어 아테나에게 제우스의 성지인 도도나의 말하는 떡갈나무로 여인상을 만들어 뱃머리를 장식해 주도록 한다. 그리스 곳곳의 영웅들도 이 항해에 참여하기 위해 모여드는데, 여기에는 오르페우스, 헤라클레스, 그의 친구 힐라스, 북풍 보레아스의 아들 제테스와 킬라이스, 디오스쿠로이 형제 폴리데우케스와 카스토르, 아킬레우스의 아버지 펠레우스, 테세우스 등 50명이었다. 이들을 ‘아르고 호 원정대’라 했다.
이들은 노를 젓고, 오르페우스는 중앙에서 리라를 연주했다. 영웅들이 노를 젓는 것에 지치자 헤라클레스와 이아손은 노 젓기 시합을 하기도 하는데, 헤라클레스의 노가 부러지는 것과 동시에 이아손이 지쳐 쓰러져 결국 비긴다. 이들은 에게 해의 여자들만 사는 렘노스 섬에 다다라 극진히 대접받는다. 그러다 힐라스는 물을 긷기 위해, 헤라클레스는 노 젓기 시합 중 부러진 노를 만들기 위해 숲에 가는데, 힐라스는 샘의 요정들이 샘으로 끌어들여 사라지고 만다.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각별한 친구인 힐라스가 사라지자 혼란에 빠진다. 이후 아르고 호 원정대가 헤라클레스에게 우선 먼저 떠났다 돌아오는 길에 찾아보자고 설득하는데, 헤라클레스는 이들에게 돌과 나무를 던지며 온몸으로 섬을 떠나기를 거부한다. 이 사건으로 헤라클레스는 아르고 호 원정대에서 빠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