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두 번의 전쟁과 제우스
가이아는 자신의 자식, 티탄들을 타르타로스에 가두고 벌을 준 것에 화가 나 거대한 기간테스를 보내 제우스와 싸우게 한다.
이 기간테스들은 우라노스의 피가 대지, 즉 가이아에게 떨어져 생겨난 스물 네 명의 거인들로, 각각은 기가스라 한다.
가이아의 몸에서 생겨났기에 가이아 스스로 낳았다고 할 수도 있다.
이들 기간테스와 올림포스 신들, 즉 제우스와 신들 사이의 전쟁을 '기간토마키아'라고 한다.
제우스는 이전에 인간 영웅의 도움을 받아야 기간테스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예언을 들었고, 이에 자신과 인간 여자 알크메네 사이의 자식 ‘헤라클레스’의 도움을 받아 이들을 물리친다. 헤라클레스는 이 전쟁을 통해 신들에게 인정받고, 제우스가 바람을 펴 낳은 자식이기에 그를 미워했던 헤라에게도 인정받아 헤라가 자신의 딸, 청춘의 여신 헤베와 결혼할 수 있게 해준다.
가이아는 후에 또다시 ‘티폰’이라는 뱀과 합쳐진 형태의 엄청난 괴물을 보내는데, 이 괴물의 거대한 덩치와 괴력에 놀라 올림포스의 신들조차 겁을 먹고 도망친다.
이들은 이집트로 도망쳐 동물로 모습을 바꿨다 하는데, 제우스와 헤라는 각각 숫양과 암소, 아폴론은 까마귀, 아르테미스는 고양이, 헤르메스는 새, 아프로디테와 그녀의 아들 에로스는 몸을 묶고 물고기로 변해 숨었다.
티폰은 상반신은 인간의 몸통이었지만 하반신은 똬리를 튼 뱀의 형상이었다. 머리 뒤쪽에는 눈에서 불을 뿜는 100개의 용, 혹은 뱀의 형상인 머리들이 있었고, 목소리는 산과 땅을 울렸다. 온몸은 깃털과 날개로 덮여 있었다 하는데, 티폰은 스스로 폭풍을 일으켰기에 항상 바람에 휘날렸다고 한다. 하늘에 어깨가 닿고 머리카락이 별들을 빗질할 정도로 키가 컸으며 두 팔을 벌리면 각각의 팔이 세계의 동쪽 끝과 서쪽의 끝에 이르고, 날개를 모두 펼치면 태양 가려 어둠이 세상을 덮을 정도로 거대했다고 한다. 힘은 하늘과 땅을 찢을 수 있을 정도로 셌고, 심지어 지나간 곳들은 모두 불타 파괴되었다 한다. 번외로 조각상 등의 예술품을 만들 때, 100개의 머리를 모두 만드는 것이 매우 힘들었기에 티폰의 머리는 때로는 한 개, 때로는 세 개, 때로는 조금 더 많게 바꾸어 묘사되었다고 한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제우스와 아테나는 티폰에 맞서 싸우지만 상대가 되지 않아 제우스가 티폰에게 힘줄을 빼앗기게 된다.
티폰은 이를 곰의 가죽으로 감싸 동굴에 감추는데, 제우스의 심부름꾼이자 심부름과 도둑의 신 ‘헤르메스’가 힘줄을 찾아 주어 자신의 상징적인 무기, 벼락으로 티폰의 머리를 불태우고 ‘시칠리아 섬’을 티폰의 위로 던져 깔아버린다. 이것이 후에 ‘에트나 화산’이 된다. 활화산인 에트나 화산이 활동하는 이유는 밑에 깔린 티폰의 몸부림 때문이라 한다. 이렇게 올림포스의 신들은 마지막 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
이 모든 일을 거치고, 마침내 올림포스의 신들이 모든 권력을 장악한다. 이들은 그리스 북부의 올림포스 산 위의 키클로프스들이 지은 올림포스 신전 속으로 들어간다.
올림포스는 가장 높은 열두 신이 황금 의자에 앉아 회의하고, 중앙에는 화로의 신 헤스티아가 불 앞에 앉아 있는 형태로 정비되었다. 원래 불은 이곳에서만 타오르는, 신만을 위한 것이었다. 원래는 헤스티아를 위한 황금의자도 있었지만, 제우스가 자신과 세멜레 사이의 아들이자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를 올림포스로 데려오도록 하였기에 그에게 의자를 양보한 것이다. 하이데스는 인간 세상이 아닌 죽은 자들의 세상인 지하 세계를 관장하였기에 인간 세상의 일들을 토의하는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신들도 각각의 집이 있어 항상 올림포스에만 머물지는 않았다.
이들의 회의에서는 음악의 신 무사들이 음악의 신이기도 한 아폴론의 리라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청춘의 여신 헤베가 먹으면 불사의 몸이 되는 신들의 술과 음식,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제공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