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헤라클레스(3/4)
여덟 번째 과업은 디오메데스의 암말을 사로잡아 오는 것이었다. 디오메데스는 북쪽 나라, 트라키아의 왕인데 네 마리의 암말을 훈련시켜 자기 나라로 들어오는 모든 타 국가의 사람들을 잡아먹게 했다. 헤라클레스가 트라키아에 도착하자마자 역시 말들이 잔뜩 달려 나오는데, 헤라클레스는 말들을 주먹으로 몇 대 쳐 덤비지 못하게 만든다. 헤라클레스에게 한해서 온순해진 네 마리의 말들을 헤라클레스는 성으로 보낸다. 성으로 들어간 암말들은 트라키아의 병사와 디오메데스를 뜯어먹는다. 헤라클레스는 성으로 들어가서 암말들을 때려서 순순해지게 하고는 고삐를 걸어 미케네로 돌아간다.
아홉 번째 과업은 크레타 섬의 포세이돈이 선물했던 황소를 잡아 오는 것이었다. 포세이돈은 처음에 좋은 마음으로 황소를 선물했지만 크레타 섬의 왕과 왕비에게 분노해 황소를 미치게 만들었는데, 황소는 콧구멍에서 불을 뿜으며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들이받고 짓밟으며 죽였다. 황소의 공포에 가득찬 크레타 섬에 찾아간 헤라클레스는 손쉽게 황소를 잡아온다.
열 번째 과업은 게리온의 암소들을 몰고 오는 것이었다. 게리온은 서쪽 끝에 있는 섬의 왕인데, 다리 둘에 몸이 셋인 괴물이었다. 또 붉은 암소들은 거인 에우리티온과 머리 둘 달린 사나운 개가 지키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서쪽 끝, 아프리카 대륙과 유럽 대륙이 만나는 지브롤터 해협에 다다라 칼페와 아빌라라는 두 바위산을 해협 양쪽에 하나씩 세운다. 이 두 산은 ‘헤라클레스의 기둥’이라 불린다.
이곳은 세상의 거의 끝인지라 배가 단 한 척밖에 없었는데, 그 배는 태양신 헬리오스의 황금배였다. 자신의 배가 없었던 헤라클레스는 독화살로 태양을 겨눠 헬리오스를 협박하고, 황금배를 타고 가다 파도가 일자 바다를 겨눠 포세이돈을 협박해 파도를 잠잠하게 한다.
게리온의 땅에 도착한 헤라클레스는 에우리티온과 개 오르트로스들은 몽둥이로, 왕 게리온은 화살로 모두 죽인 후에 황소들을 끌고 무사히 미케네로 돌아오고, 에우리스테우스 왕은 이 소들을 헤라에게 제물로 바친다.
이로써 헤라클레스는 처음에 헤라가 지시한 열 가지 과업은 모두 해치웠다. 그러나 헤라는 강물의 도움을 받은 아우게이우스의 외양간 청소와 조카 이올라우스의 도움을 받은 히드라 죽이기는 스스로의 힘으로 한 것이 아니기에 무효라면서 에우리스테우스에게 두 개의 과업을 더 일러준다.
열한 번째 과업은 헤스페리데스 자매가 지키는, 땅의 끝에 있는 가이아가 헤라에게 선물로 준 황금 사과 나무의 황금 사과를 따 오는 것이었다.
헤라클레스는 헤스페리데스 자매가 있다고 전해지는 서쪽 끝으로 가다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던 프로메테우스를 발견해 독수리를 쏘아 죽인다.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의 독수리를 죽인 것에 대해 제우스에게 사과하고, 프로메테우스를 용서해달라며 설득한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신들이 자신에 대해 했던 예언을 알려주면 용서하겠다 하고, 이에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가 알고 싶어하던 ‘테티스의 아들이 아버지보다 위대해질 것이다’라는 예언을 말해 준다.
이로써 제우스는 그를 용서하고, 프로메테우스는 3천년만에 완전히 풀려난다. 헤라클레스가 황금 사과를 따오는 방법을 묻자 프로메테우스는 애초에 그 사과는 신만이 딸 수 있다고 일러 주며, 서쪽 끝에서 하늘을 받치는 신이자 헤스페리데스 자매들의 아버지인 아틀라스를 찾아가라고 한다.
아틀라스는 제우스가 물리쳤던 티탄족 중 덩치가 가장 커서 하늘을 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아틀라스를 마주한 헤라클레스는 아틀라스가 갔다 오는 동안 아틀라스를 대신하여 하늘을 받치고 있는다.
그런데 사과를 가지고 온 아틀라스가 그냥 가 버리려 하고, 헤라클레스는 당황하지만 지금 자세가 불편하니 자세를 바꾸는 동안만 하늘을 받쳐달라 부탁하여 아틀라스가 부탁을 들어준 사이에 빠져나온다. 미케네로 돌아가 사과를 받은 에우리스테우스 왕은 헤라의 사과이기에 자신이 가질 수 없다 판단하여 아테나에게 사과를 바치고, 아테나는 사과를 도로 갖다놓는다.
열두 번째 과업은 지하 세계의 문을 지키는 머리가 셋이며 꼬리가 뱀처럼 생긴 개, 케르베로스를 잡아 오는 것이었다. 케르베로스도 티폰과 에키드나의 자식으로 히드라, 네메아의 사자와 형제지간이다.
케르베로스의 세 개의 머리는 각각의 역할을 하는데, 하나는 지하세계 입구에서 죽은 자의 혼을 맞이하고, 다른 하나는 산 자의 침입을 막으며, 하나는 타르타로스를 빠져 나가려는 혼들을 감시한다. 입에서는 불꽃을 뿜고 쇳소리로 짖어 한번 들으면 공포심에 빠진다 하며 등에는 수많은 뱀이 붙어 있고 꼬리 역시 뱀의 모습이다. 턱밑으로는 항상 더러운 침이 흘러내린다고 한다.
헤르메스의 안내를 받아 지하 세계에 다다른 헤라클레스는 큰아버지인 하이데스의 허락 하에 그 케르베로스의 목을 졸라 가죽으로 감싸서 데리고 나가고, 나가던 길에 하이데스의 왕비 페르세포네를 빼앗으려는 친구를 도와 지하 세계로 왔다 망각의 의자에 앉게 된 테세우스를 발견해 잡아 끌어 의자에서 떼어내어 준다. 하지만 이때 테세우스의 엉덩이가 떨어져 나가 테세우스의 후손들은 엉덩이가 작아 뾰족 궁둥이로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케르베로스를 메고 미케네로 가자, 에우리스테우스 왕은 겁에 질려 항아리에 들어가 숨는다. 헤라클레스는 케르베로스도 다시 지하 세계로 돌려놓는다.